▲ 사)주거문화개선연구소 차상곤소장 ©전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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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커뮤니티에 “임대아파트 층간소음 난다고 윗집 현관 발로 차는 여자”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윗집에 계속 찾아가 흉기로 현관문을 내리치고 주민을 협박한 아랫집 주민이 구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층간소음으로 이웃간에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아랫집이 층간소음의 키를 쥐고 있으니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랫집은 피해자이고 윗집은 가해자라고 무조건 해석해서는 안된다. 이들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와 주거문화개선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아랫집의 민원은 75퍼센터이고, 윗집의 민원은 25퍼센터이다.
아랫집이 가장 많은 민원은 아이들 뛰는 소음이고, 그 다음은 어른들 걷는 소음, 가구 끄는 소음 등이다. 요즘은 반려견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윗집의 민원은 보복소음이 많다. 막대기로 천장을 치거나, 우퍼 스피커로 공격하거나, 끊임없이 항의 민원을 넣는다. 이러한 보복이 윗집 민원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까? 재차 말하지만 층간소음에 완전 해결이란 없다. 분쟁 중인 어느 한 집이 이사를 가야 끝난다. 한번 층간소음 피해를 입은 사람은 평생 동안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러면서 층간소음이 발생되면 가끔 욱하는 기분과 함께 살인의 충동까지 느끼게 되고 이러한 자신에 놀라기도 한다. 심지어 층간소음 고통이 1년이 넘으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이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는다. 층간소음 때문에 난생처음으로 공항 장애를 경험했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수면 방해로 불면증을 앓기도 한다. 층간소음이 덜하다는 주상복합으로 비싼 돈을 들여 이사했지만 여전히 층간소음에 시달리기도 하고, 복합 테라스형 아파트가 괜찮다고 해서 이사했더니 이번에는 아랫집 소음이 올라와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안문제도 그렇고 교육문제, 각종 비용문제도 만만치 않아 쉽게 결정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한남더힐 아파트도 층간소음 분쟁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현실이니 층간소음의 안전지대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필자의 경험을 통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매트설치 방법>
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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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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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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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음원의 위치를 판별한다.
▶ 소음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장소를 선정한다.
▶ 일반적으로 거실, 안방 순으로 소음의 피해가 심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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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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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음피해가 심한 장소에 매트를 설치한다.
▶ 매트의 두께는 5cm 이상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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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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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를 설치할 때 관리소와 아랫집에 연락하여 설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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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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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설치 후,
▶ 가족 중 하나가 매트 위에서 뛰어보고, 걸어보는 행위를 하게하고 아랫집에
내려가 아랫집 사람과 함께 소음을 들어보며 소음의 정도를 확인한다.
▶ 간이 소음계로 설치 전, 후 소음의 정도를 측정하여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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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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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가 노후 되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2년 단위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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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상호간에 비난을 멈춰야 한다. 층간소음이 불거지면 아랫집은 먼저 윗집과 그 가족을 비난한다. 이어 관리소장과 관리소 직원을 비난한다.
긴 시간은 소요되지만 윗집과의 올바른 중재를 통해 층간소음을 줄여야 하는데, 그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층간소음 분쟁으로 인해 폭행과 살인이 최근 들어 관리소 직원이나 경비원에게 옮겨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윗집은 층간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아랫집을 ‘예민하다’‘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등 가슴에 못이 박히는 원색적인 비난을 한다. 단언컨대, 현 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합리화를 위해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확대시킬 뿐 사건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둘째, 소음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고 서로의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 층간소음의 한계를 정하는 것은 상호 층간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가령 어떤 시간대에는 이해하고 참을 수 있지만, 어떤 시간대만은 소음이 들리지 않게 해달라는 구체적인 사항은 윗집에 메모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셋째 만족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좋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폭행과 살인이 전국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폭행의 빈도가 더 심해졌다. ‘너 죽고 나 죽자’며 가스통을 터뜨리기도 하고, 윗집이나 옆집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 후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극단의 결론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층간소음을 해결에 대한 만족의 기대치를 낮추어야 한다.
넷째,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랫집과 윗집의 위치가 바뀌기 전까지 서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얼마나 답답하고 분하면 매번 당하고만 살던 아랫집이 윗집의 윗집으로 이사해 보복하는 일까지 생기겠는가? 줄곧 아랫집에 살며 층간소음 피해를 겪다가 세월이 흘러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몇 년 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랫집을 만났고, 처음에는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이해하고 참으려 했지만 결국 폭발해 아랫집을 비난하고 적대시하는 처지가 된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을 버려서는 안 된다. 층간소음은 역지사지가 중요하다.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서로가 극단적인 결과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꼭 명심해야 한다. 상기에서 제시한 네 가지 중 한 가지만이라도 잘 지켜 실천을 한다면 아랫집과 윗집이 조금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