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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과 풍선의 이치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19/04/26 [15:14]

지방의 부동산시장이 어렵다는 말은 1년 전부터 있어온 말이고, 이제 서울과 수도권의 신규청약시장도 대출규제 영향으로 돈 없는 사람들은 잔금마련이 어려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돼버렸다. 따라서 돈 있는 사람들의 잔치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될 모양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봐야 할까?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말은 이 정부 들어 13번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부동산값이 내림세를 유지했었는데 이제 약발이 떨어져 더 이상 내리지는 않을 것이고, 보합이거나 다소 오를 수 있다는 뜻일 게다. 값이 더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그런 와중에 요 며칠 전부터 부동산 바닥론에 기름을 부어 불꽃을 일으키고 있으니 바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라는 화폐단위 변경정책이다.

처음엔 어느 장관급 입에서 나온 말이었는데 이제 정치권에서도 공론화하자는 이야기가 나돌아 시기가 적절하냐? 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시기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할 때도 아니고, 생각해 본 일도 없다고 하지만, 어느 국회의원은 국회차원에서 논하자며 입법화 운운 하고 있다.

국민들도 아닌 쪽으로 생각을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살펴보면, 일생에 한 번 있을 둥 말 둥한 화폐단위 변경정책인데 1,000을 1로 줄이거나, 100을 1로 줄이는 통화정책이다. 지금 1,000원이 1원으로 변경되고, 100,000,000(1억)원이 100,000(십만)원으로 변하는 것이다. 강남의 15억(1,500,000,000)짜리 집은 1,500,000(150만원)원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1953년 6.25전쟁 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100원을 1환으로 바꿨고, 1963년 군사혁명 후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10환을 1원으로 바꾸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인플레가 너무 높아 ‘0’이 많이 불어났다. 미국 돈 1달러에 우리는 1,000원을 넘게 줘야 하니 불편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1,000,000,000(10억)원을 주고 부동산을 산다면 ‘0’이 아홉 개다. 하루 종일 세도 세지 못할 수량이다.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0’을 3개 정도 떼어내자는 뜻도 된다. 당신 예금 통장에 100,000,000(1억)원이 들어 있다면 이 돈은 자동적으로 100,000(1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4,500원짜리 커피 한 잔은 얼마가 될까? 4.5원이 돼야 하는데 원 단위 이하는 없으니까 5원을 받게 되겠지. 700원 짜리 라면은 0.7원이 돼야 하는데 원 이하 단위가 없게 되면 1원을 받아야 하리라.

결국 물가는 금방 오를 수밖에 없다. 15억짜리 땅이 150만 원으로 변했으면 금방 200만원이나 300만원으로 오르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폐단위변경은 경제가 좋을 때, 정세가 편안할 때 하는 것이지 아무 때고 했다가는 사회적 소란이 일어날 수 있고,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 따라서 화폐개혁 잘못 했다가 망하는 나라도 있고, 덩달아 망하는 개인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이런 정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정부는 빨리 가·부를 결정하여 국민들의 요동이 없도록 하는 일이 급하다. 화폐단위가 축소되거나 확장되면 실물 위주로 사 모으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은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도 있다.

화폐개혁 때 피해를 본 사람들은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돈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면 부동산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동산을 사놓는 게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 보다 이익일 테니까.

리디노미네이션 주장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고, 물가 상승률도 낮아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적다. 또 화폐단위가 국격(國格)에 맞아야 하므로 밸런스를 맞추자는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급등, 저성장의 경제사정, 막대한 비용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시기적으로 ‘맞다, 아니다’를 두고, 너무 오래 끌지 않기를 바란다. 그 기간 동안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기다릴 수 있도록 주지를 잘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공론화 된 이상 부동산값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잠자던 현금은 다시 세상으로 나와 때 아닌 인플레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당신도 바닥이 더 굳게 다지기 전에 부동산투자를 하면 될 일이다. 값이 더 내리면 하겠다고 하시겠지. 갑자기 오르고 야금야금 떨어지는 부동산값이 당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바닥을 다지면 6개월에서 1년을 끌다가 내년 총선 이후부터 다시 오를 게 뻔 한 일이다. 물론, 부동산대책이 강해서 옛날처럼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은 누구의 말처럼 ‘어디에 있느냐’ 보다 ‘어디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변화가 많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일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기회다.

소설과 박완서 선생은 마흔 살인 1970년에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한국문단의 거목이 되었다.

또 2003년 1월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80세 나운봉 옹은 대학졸업 50여 년 만에 어느 대학의 관광일어통역과에 지원해 합격을 했다. 당신은 오늘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행여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힘에 맞게 잘 투자하여 나머지 노후를 편하게 살도록 설계하자. 바닥을 다져갈 때가 투자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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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6 [15:14]   ⓒ 전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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